Author: MadLori
옮김: 웜(nick)
Rating: PG
Pairing: Sherlock/John (established), John/OFC (referenced, in the past)
Warnings: Kidfic 어린이(청소년) 주인공
원문: http://madlorific.livejournal.com/25240.html
유지니아의 블로그 첫 엔트리는 여기
유지니아 H. 왓슨의 블로그, 겁에 질린
11월 3일
나는 마이크로프트 소유의 집들 중 하나에 있는 어떤 방에서 태블릿으로 이 포스트를 쓰고 있다.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헐에 가까운 어딘가인 것 같다. 우리를 태우고 온 차는 차창이 온통 검게 코팅되어 있었다. 엄마가 방안을 오락가락 하고 있다. 엄마는 계속 창문을 쳐다본다. 창문은 전부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져 있는데 엄마는 밖을 보고 싶어한다는 걸 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밖을 내다보면 안된다고 주의를 받았고 엄마도 주의 사항에는 따르려고 하고 있다.
난 정말 겁에 질려있다.
오늘 시작은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이 평범했다. 오늘은 금요일이고 난 이번 주말을 기대하고 있었다. 여자들 끼리인 주말이었다. 아빠가 짧은 휴가를 내서 셜록을 끌고 교외에 나가 있었다. 나는 로맨틱한 둘만의 도피냐고 아빠를 놀려댔고 아빠는 얼굴을 붉히고 허둥대서 바로 그게 아빠가 바라고 있는 거였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그러니까 이번 주말은 나와 엄마 단 둘이 있을 거였다. 내일 아델 이모가 와서 디자이너들과 유명인사들(나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라면 난 게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 가득한 멋진 패션쇼에 데려간다고 했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고상한 곳에서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러갈 계획이었다.
계획은 모두 취소된것 같다.
나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집에 돌아왔다. 아빠와 셜록은 집에 이미 없었다. 난 잭네 집에 가서 심즈를 하고 좀 놀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엄마가 와 있었다. 엄마는 나나 할머니가 저녁에 우리를 초대했다고 했다. 이건 근사한 일이다. 나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개하고 놀 수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점퍼를 가지러 윗층에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 때 내 휴대폰이 울렸다. 문자 메시지였다. 엄마의 전화도 동시에 울리는게 들렸다. 난 디스플레이를 눌러 메시지를 열어봤고 딱 한단어를 봤다.
'아킬레스'
난 1초동안 그냥 그 단어를 쳐다봤다. "지니!" 엄마가 소리치는 게 들렸다. 내 마비 상태를 그 소리가 깼다.
"네, 엄마! 봤어요!"
"가방 가져와, 당장." 엄마가 자기 방으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내 책장으로 달려가서 그 뒤에 지시대로 싸서 숨겨놓았던 가방을 꺼냈다. 두벌의 갈아입을 옷, 기본적인 세면도구, 조립 태블릿 컴퓨터, 일회용 휴대전화 그리고 (내 가방이니까) 여행용 체스 세트가 들어 있다. 나는 가방을 찾아서 어깨에 둘러매고 신발에 발을 꾸겨 넣고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갔다. 엄마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어서," 손짓을 하며 엄마가 말했다. 우리는 계단을 뛰어 내려갔고 엄마가 문을 열었다.
문앞에는 덩치가 큰 남자가 서 있었다. 심장이 졸아 올라와 목에 쑤셔박히는 것 같았다. 이럴수가, 우리가 한발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말했다 "질문을 하십시오."
난 남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몰랐지만 엄마는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는 잠시 생각했다. "우리 딸의 중간 이름이 뭐지요?"
남자가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나는 그 남자가 이어폰의 소리를 듣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홈즈라고 하는 군요."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남자가 옆으로 비켜나고 우리는 차창이 검게 코팅된 검은 차의 뒷좌석에 탔다. 차가 움직이는 동안 엄마가 나를 가까이 당겨 꼭 끌어안았다. 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자문 탐정을 가족으로 두는 것에는 안좋은 면도 있는 거다.
그 단어, 아킬레스. 그건 암호다. 마이크로프트의 아이디어였다. 그건 누군가 아빠나 셜록을 시험하거나 협박하려고 우리를(아마도 대부분 내 쪽을) 해치겠다고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엄마가 어딘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얘길 들으면 엄청나게 드라마틱하게 들릴거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빠와 셜록은 ... 두 사람은 나에게 보통 사람들로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생활은 그저 일상적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종종 극단적인 사람들과 얽히는 거다. 두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두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우리를 죽일 수도 있는 사람들 말이다. 저 암호가 떨어지면 우리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된다. 그렇게 해서 아빠와 셜록이 우리가 다치거나 납치당하는 것 같은 일을 당할 거라는 걱정 없이 해야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거다.
아무도 입밖에 내지 않지만 신경쓰이는 사실은 두 사람이 서로를 걱정해야 한다는 건 변함 없다는 거다. 셜록을 궁지에 모는 가장 빠른 길은 나보다 아빠를 해치거나 해치겠다고 위협하는 거라는 건 아무도 모를 거다. 그게 셜록의 사그라들지 않을 분노를 사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했다. 셜록은 심하게 화가 나는 일은 별로 없다. 하지만 셜록이 화 났을 때 나라면 그 분노의 대상이 되고 싶진 않을 거다. 누구든 감히 아빠를 다치게 하면 그 사람도 일요일부터 수십가지 방식으로 괴로운 상황에 처하게 될 거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 우리 아빠들을 곤란하게 하려고 나를 납치할지도 모른다는 온 신경이 마비될 듯한 공포속에서 내가 하루하루를 살 거라고 생각할거다. 재미있는 것은, 나도 불안할 때가 있긴 하지만 사람이란 그런 상태로 계속 살 수는 없다는 거다. 그리고 이상하지만 이런 여러가지 준비된 대책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편이 더 안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상에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적어도 나에게 닥쳐올 지 모르는 위험에 대해서는 대비책이 있다.
그 암호에 대해선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어릴 적부터 알고 있었다. 전에 그 암호가 떨어진 적이 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엄마 얘기로는 전에도 한 번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네 살인가 그랬을 때였다고. 그 암호가 필요할 만큼 상황을 험악하게 만들 천적이 많이 있냐고 셜록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없어," 그는 대답했었다. "문제가 될 만한 상대들은 다 처리했지." 그 말투가 좀 - 불길하게 들렸다. 난 더 이상 그에 대해선 묻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암호가 떨어졌다. 뭔가 잘못된 거다. "아빠하고 셜록이 짧게 휴가를 간 게 아닌거죠, 그렇죠?" 내가 마침내 물었다.
엄마가 한숨을 쉬었다. "음, 처음엔 휴가로 시작했어."
"아빠는 괜찮은 거에요?"
"괜찮을거야, 아가. 네 아빠는 보기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야."
"알아요. 하지만......"
"쉬, 지니. 다 괜찮을 거야. 우리는 지금 안전한 데로 가고 있고 네 아빠하고 셜록도 올 수 있는대로 그 쪽으로 올거야." 엄마가 나를 꼭 껴안았다.
우리는 여기에(어딘지는 모르지만 어디든지) 도착했다. 집안에 서둘러 들여보내지고는 곧 큰 침대 두 개와 텔레비전과 작은 부엌이 구석에 있는 커다란 이 침실에 올려보내졌다. 정말 꽤 우아하고 호화스럽다.
그리고는,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크로프트가 나타났다. 그가 방 문안에 채 들어서기도 전에 우리가 먼저 달려나갔다. "아빠는 어디 있어요? 셜록은요?" 내가 심문하듯 물었다. 엄마도 거의 비슷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츳,츳, 이런," 손을 들어올리며 그가 말했다. "나는 그저 두 사람이- 필요한 것이 있나 보러 왔을 뿐이야. 불편한 건 없나?"
"무슨 일인지 알기 전까진 계속 불편할 거에요," 엄마가 말했다. 엄마는 완전히 침착한 상태였다. 난 엄마가 부러웠다. 난 내 살갗이라도 뚫고 나올것 같았기 때문이다.
"줄 수 있는 정보가 얼마 없는 것 같군." 마이크로프트가 말했다.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얼마 없다는 거겠죠."
"내가 아는 것은 암호를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존에게서 받았다는 것 뿐이야. 두 사람이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연결상태였다가 연락이 끊겼지. 지금은 존과 셜록이 어디에 있는지 나도 모르네."
"자기 동생이 어디에 있는지 당신도 항상 완벽하게 알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지금 저보고 믿으라는 거예요?" 엄마가 말했다.
"솔직히, 그레이스 당신이 믿든 안 믿든 별로 상관은 없어. 당신과 지니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 내 동생은 자신에게 닥친 무슨 - 곤란이든 스스로 해결할 걸세. 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물론 제공할 것이고."
엄마가 나를 자기 앞에 당겨와 세우고 뒤에서 팔로 내 어깨를 감쌌다. "지니의 안전을 보장해주시는 건 고마워요. 존하고 연락이 되면 우리는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해주세요."
"세상의 어떤 힘도 그 사람을 걱정에서 해방시키진 못할 것 같네만." 마이크로프트가 말했다. "메시지는 전하도록 하지." 그는 재빨리 나갔다.
나는 좀 긴장이 풀렸다. "삼촌이 셜록의 형이라는 건 아는데요," 내가 말했다. "알지만, 볼 때마다 좀 오싹하면 제가 잘못된 거에요?"
엄마가 웃었다. "잘못된 거 아냐, 아가. 일부러 그러는 거 같아. 나쁜 사람은 아냐. 그저 - 실용주의자인 거지."
난 내 어깨를 감싸고 있는 엄마의 팔에 매달렸다. "엄마, 아빠 괜찮은 거예요? 만일 아빠가..."
"쉬," 엄마가 내 몸을 돌려세우며 말했다. 난 좀 감정적이 되고 있었다. 이건 숨기지 않겠다. "이리와, 저녁이나 좀 찾아 먹자꾸나, 응? 나나 할머니하고 할아버지는 오늘 만나러 못갈 것 같으니까."
나는 엄마가 뭘 요리하려고 하든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한 정장차림의 남자가 근사해 보이는 음식이 담긴 접시를 들고 들어왔다. 우리는 아무것도 신경 안쓰고 열심히 먹었다. 그리고 그 정장 남자가 다시 와서는 접시들을 치워갔다. 솔직히 이런 것에는 적응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걸.
이제 밤이 되어가고 있었다. 난 침대 하나에 앉아 상처에 바르는 크림을 꺼내 들었다. "이리줘, 내가 발라줄게," 엄마가 말했다. 엄마는 내 발을 무릎에 올려놓고 크림을 천천히 발라줬다. 엄마의 손가락이 상처를 누르고 있을때 엄마의 눈썹이 좀 찡그려지는 것이 보였다. 별로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아닐 거다. 나에게는 그저 다리에 있는 크고 보기 흉한, 내가 끔찍할 정도로 의식하는 상처일 뿐이다. 나란 여자애한테는 반바지나 치마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게, 정말 보기 흉하단 말이다. 중간은 움푹움푹 들어가 곰보가 졌고 다른 쪽에는 베인 상처 위로 꿰멘 자국들이 있다. 아빠는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상처가 사라질거라고 한다. 난 매일밤 저 크림을 바른다. 저 크림이 상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희망은 계속 어디선가 솟아나는 법이다.
이 상처를 남긴 사건에 대한 내 기억은 꽤 희미하다. 추웠던 것을 기억한다. 엄마를 찾았던 것을 기억한다. 내 머리 위의 별들과 나뭇가지들과 나무사이를 가로지르던 바람을 기억한다. 그리고 셜록이 날 발견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의 크게 울리는 목소리를 들었다. 처음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꿈을 꾸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가 나를 안아 올리자 다리가 너무나 아팠다. 셜록의 얼굴을 보고 너무 반가워서 나는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그의 목에 팔을 꼭 두르고 매달렸다. 그가 나를 데리고 나가니까 아빠가 내 이름을 소리쳐 불렀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곤 아빠는 울면서 나를 안고 있었다. 나는 아빠와 셜록 사이에 찌그러질 듯 끼여있었다. 그 사이의 공간은 마치 천상의 안전한 동굴 같았다. 그리고 나서는 병원에서의 여러 장면들과 눈부신 형광등 불빛과 통증과 침대 옆에 앉아 있었던 엄마가 기억 난다. 그 다음의 분명한 기억은 엄마와 아빠와 함께 집에 갔던 것과 어디든 한동안 이리저리 들려 다녔던 것이다.
엄마와 나는 내 상처에 약을 바르는 의식을 마치고 큰 침대위에 그저 앉아 있었다. "그럼, 뭐 할까? 텔레비전 볼까?" 엄마가 말했다.
나는 침대위에 양반다릴 하고 올라 앉았다. "그냥......얘기 하는 건 어때요?" 내가 말했다. 아무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아무도 방해할 염려 없는 방에 단 둘이 갇혀 있는 거다. 이건 제대로 된 대답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엄마가 다 알고 있다는 듯한 시선을 나에게 던졌다. "얘기라구? 응?" 엄마가 내가 앉아 있는 침대 맞은편에 가서 내 자세를 그대로 따라 앉았다. "무슨 얘길 하고 싶은지 알겠는 걸."
"그래요?"
"지니, 넌 열여섯살이야. 거의 성인이지. 넌 무서울 정도로 똑똑하고 위험할 정도로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아. 넌...... 일반적이진 않은 가정에서 자랐어. 네가 관찰하고, 얘기의 앞뒤를 맞추려고 애쓰는 걸 지켜봐왔단다. 네가 묻고 싶은 것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어."
"그래요, 엄마.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이건 네 아빠하고 얘길 했었어. 네가 진짜 대답을 들을 만큼 나이를 먹었다고. 그러니까, 물어보렴. 뭐든지 묻고 싶은 걸 물어봐. 사실을 얘기해주겠다고 약속할게."
좀 뜻밖이었다. 이렇게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를 하실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거다. 나는 당황해서 평정을 좀 잃고 원래 맨 처음에 하려고 했던 질문이 뭐였는지 잊어버렸다. 그래서 몇 주 전에 아빠에게 했던 질문을 대신 하기로 했다. "왜 재혼 안하신 거예요?"
엄마는 한숨을 쉬고 자기 손을 내려다 봤다. 엄마는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있었지만 그건 아빠가 줬던 반지가 아니라 엄마의 할머니의 반지였다. 가족에게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거였다. 어쨌거나 그 반지는 엄마가 결혼한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 "네 아빠 같은 사람을 다시는 못 만났기 때문이지," 엄마가 말했다.
내 가슴이 내려앉았다. "아, 엄마. 아직도 아빠하고 사랑에 빠져 계신 거예요?" 정말 그 때문이 아니길 바랬다. 만약 그렇다면 난 아빠가 셜록과 계속 같이 있길 바라면서 동시에 아빠가 엄마에게 돌아가길 바래야 하는 불편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얘기가 아니야."
"아," 난 혼란스러워졌다. "무슨 얘긴지 모르겠어요."
엄마가 웃었다. "난 네 아빠를 무척 사랑해, 지니. 그 사람은 - 음, 솔직히, 네 아빠는 이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야. 그리고 네가 네 가장 친한 친구를 사랑하듯이 난 그 사람을 사랑해." 엄마는 잠시 뭔가 생각했다. "네 아빠를 만났을 때 난 서른여섯이었어. 난 평생 오래가는 연애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었어. 나는 남자나 아이를 절박하게 원하는 종류의 여자는 아니었지. 그런 것들을 얻기위해 해야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여자도 아니었어. 나에겐 일이 있고, 친구가 있고, 가족이 있었지. 가끔 데이트를 하기도 했지만 몇달 이상 지속된 적은 없었어. 난 싱글인 것이나 계속 싱글로 남는다는 생각에 만족해 하고 있었어."
"하지만 왜요?" 내가 말했다. "엄만 멋지잖아요, 남자들이 엄마를 그냥 내버려 둔다는 건 상상도 안돼요!"
"고맙다, 얘야," 엄마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난 - 그래, 한계가 있다고 해두자. 심각한 것 말야. 남자들이 처음 얼핏 봤을 때는 쉽게 무시하지만 오래가는 관계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종류의 것 말이야."
"무슨 얘기예요, 한계라뇨?" 우리 엄마가 무슨 심각한 성격적 결함이 있어서 평생 고독하도록 저주받았다거나 하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그거 혹시......" 내가 목을 가다듬고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이게 성인들의 대화이려면, 그래 성인들의 얘기가 나와야지. "섹스 관련된 거예요?"
"아냐, 섹스 문제가 아냐."
"그럼, 뭐예요?"
엄마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아, 지니. 나한테도 사적인 것으로 남겨둘 게 있어야지 않겠니."
나는 이를 꽉 물었지만, 흘려보내기로 했다. "좋아요, 그럼 엄마는 뭔지 몰라도 비밀스러운 한계가 있어요, 그리고 어째선지 아빠가 그걸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엄마는 이제 그걸 감당할 수 있는 다른 남자는 다신 못찾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구요."
"맞아, 정확히 그래."
"그건......그건 끔찍하잖아요."
"그렇게 끔찍한 일은 아냐. 난 사실 내 삶을 꽤 사랑하는걸. 네가 있고, 네 아빠도 있고, 그래, 심지어 셜록도 있어. 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가족들 곁에 있잖아." 엄마가 얼굴을 좀 찡그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내 미래가 혹여 어떤 잘생긴 경감과 데이트를 하는 일에 말려든다고 하면, 그것도 뭐 용납할 수 있는 일이긴 해."
내가 싱긋 웃었다. "훌륭해요!"
엄마가 몸을 좀 앞으로 기울여왔다. "그럼 그 얘긴 처리가 됐고. 정말 묻고 싶은 걸 묻지 그러니?"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언제......언제 엄마는 의심했어요, 아빠가...그....."
"셜록을 사랑한다고?"
"네."
엄마가 가까이 다가와서 내 손을 잡았다. "네가 듣고 싶어할지 확신이 안서는 얘기가 이거야."
"왜 듣고 싶어하지 않겠어요?"
"난......" 엄마가 내 눈을 똑바로 쳐다 봤다. "네가 나나 네 아빠에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안그래요, 엄마. 저도 엄마하고 아빠가 사람들이란 거 알아요, 피도 살도 있는 진짜 사람들이란 걸요. 우리 모두 여기저기 빛나지 않는 부분들도 있는 거잖아요?"
엄마가 웃었다. "언제나처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구나. 좋아, 그럼. 내가 언제 네 아빠가 셜록을 사랑하는게 아닌가 의심했는지 알고 싶니?"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의심 한 적 없단다, 아가. 난 알고 있었어. 네가 태어난 날에도, 내가 그와 결혼했던 날에도 알고 있었어. 우리가 처음 데이트 하던 날에도 알고 있었어."
내 얼굴이 기운 없이 늘어졌다. "처음부터 언제나요? 항상 알고 있었다고요?"
"그래."
그렇게 난 진실을 알게 되었다. 엄마의 진실을.
하지만 오늘 밤은 다 쓸 수 없다. 너무 피곤해서 기절할 것만 같다. 내일은 종일 우리 얘기의 나머지를 쓸 시간이 있을 거다. 지금 또 아빠와 셜록이 걱정되기 시작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서 무슨 메시지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자야 한다. 엄마는 이미 침대에서 자고 있다. 내가 나이가 많거나 말거나 상관 없다, 오늘은 엄마 옆에 몸을 말고 들어가 누울 거다. 죽은 아빠들이 나오는 꿈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역자 노트: 9월의 블로그 포스팅 이후에 바로 11월의 포스팅이라 혹시 사이에 빠진 회가 있나 걱정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원래 이렇습니다. 저도 처음에 아, 10월엔 포스팅이 전혀 없네, 내가 건너 뛰었나? 생각 했었거든요. 이번 회가 8회입니다만, 9, 10회까지가 이어지는 얘기입니다. 9, 10회는 이틀 정도 간격으로 올리려고 합니다. 이번 회도 베타해주신 소색님, 항상 감상 주시는 타츠미님과 덧글로 만나는 분들 그리고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드려요.


덧글
아이디는 없지만 2012/02/09 19:16 # 삭제 답글
계속 감사드리며, 잘 읽고 있답니다.뒷얘기가 완전 궁금하네요! 근데 지난번에 궁금해서 원글 다음회를 찾아가 읽었는데 어쩐지 그 느낌이 안나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한 회 읽고 말았어요. 한글은 은혜롭고 맛깔난 번역은 더욱 은혜롭습니다. 이번엔 기다릴게요. 2차든 1차든 창작물은 역시 기다리는 맛이...
웜 2012/02/10 05:30 #
감상 감사합니다. 다음 회는 내일경에 올릴 예정입니다 :-) 원문과의 차이가 저도 궁금한 부분인데. 물론 일차적으로 의미상의 문제나 기술적인 것도 있을거고, 또 그것과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좀 다른 사항으로 분위기나 느낌이 달라지는 것도 많을 것 같아서요. 저야 제가 보는 대로 옮기니까,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네요. 시간 되시면 어떤 차이를 느끼시는지 감상 주세요, 흥미로운 사항입니다 :-)사과쨈 2012/02/09 19:33 # 답글
기다리는 맛이..... 좋고도 안달나네요 ㅎㅎ 번역 감사드립니다. 마형님은 언제나 시크하시군요. 다음 이야기의 모녀의 대화가 기대됩니다.웜 2012/02/10 05:33 #
기다리시게 하고 싶지 않은데 올릴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서 말이지요. 마형은 나이가 들어 더욱 멋져질것 같지 않나요, 존이나 셜록도 그렇지만요. 네, 다음 이야기에 대화 나머지가 전부 나옵니다. 언제나 감상 감사합니다. :-)마리 2012/02/10 20:54 # 답글
셜록과 존이 무사해야 할텐데요ㅠㅠㅠ그리고 귀여운 여자아이의 다리에 흉터라니ㅠㅠ그레이스는 역시 처음부터 알고 있었군요! 으으 뭔가 숨겨져 있는 게 있는데ㅠㅠㅠ진짜 궁금하네요!번역 감사합니다~
웜 2012/02/11 04:25 #
지니는 다리의 상처를 신경 안쓰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연연해하지도 않는 것이 아주 의젓합니다. 그럼요, 그레이스가 얼마나 머리가 좋고 현명한데요 ㅎ. 감상 감사드려요 :-)유즈 2012/02/11 07:46 # 삭제 답글
그레이스의 비밀이 뭔지 궁금하네요. 평범할 수 없는 이 가족이 평범하게 살 수있는 데는 사실 지니보다 그레이스의 공이 큰 것 같아요. 셜록을 받아들였다는 데서 정말 대인배의 격을(.....) 느꼈는데, 이쪽도 정말 사연이 한두개가 아닐 듯한 느낌입니다. 두근두근하네요 ㅠㅠ 재밌는 번역 늘 감사합니다. 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게요!웜 2012/02/11 10:47 #
네, 그레이스가 정말 훌륭하지요. 모두들 그레이스를 좋아해주시니 제가 다 기쁩니다. 그레이스, 존, 셜록 이 세 사람의 예전 얘기는 원저자분이 사실 따로 연재를 계획하고 준비를 하고 계실 거예요. 그 소설을 많이 기다리고 있지요. 이렇게 얼핏얼핏 어른들 얘기 나오는 것이 제대로된 트레일러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다음편 저녁에 올리겠습니다. 감상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