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존/존셜:번역] The Blog of Eugenia V. Watson - September 19 쓰다


Author: MadLori
옮김: 웜(nick)
Rating: PG
Pairing: Sherlock/John (established), John/OFC (referenced, in the past)
Warnings: Kidfic 어린이(청소년) 주인공
원문: http://madlorific.livejournal.com/24376.html



유지니아의 블로그 첫 엔트리는 여기



유지니아 V. 왓슨의 블로그, 베이커가의 사악한 이발사

9월 19일

세상에. 말도 안나온다. 내가 오늘밤 겪은 일 말이다.

난 지금 한참 자고 있어야 한다. 새벽 두 시인데 신경이 마치...정말 뾰족뾰족 고슴도치처럼 곤두서있다. 하나를 생각하고 나면 그 다음 생각으로 넘어가지도 못하겠다. 내일 아침에 정말 대단치도 않게 상태가 엉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일 일은 미리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 폴 스타키가 한 파티에 갔다. 기억하시나요, 잭이 같이 가고 싶어했던 그 파티? 그리곤 걔가 가기 싫다고 했던 것도. 뭐, 걔도 왔다. 날라리 소피아 에들스턴하고 같이 왔다. 에들스턴은 허리에서 엉덩이 근처까지 철자가 틀린 문신을 하고 있다.

거기에 대해선 노 코멘트다.

어쨌거나, 나하고 멧시, 브린은 지하철을 탔다. 파티는 딱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 지루했다. 욕조에 띄워놓은 술통에서 나온 싸구려 맥주가 담긴 플라스틱 컵에. 춤추라고 틀어놓은 음악은 볼륨조절이 잘못되어서 베이스음밖에 들리지 않았다. 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애초에 춤을 출 수도 없었다. 멧시는 이언이 옆에 없다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몇 주 전에 있었던 임신 소동때 느낀 해방감에 아직도 좀 빠져있기도 했다. 그래서 걔는 댄스홀 (이라고 해야되나, 이건 사실 홀이라고 할 수가 없다. 아마 댄스룸? 댄스공간?) 에서 여러 명의 남자애들하고 거의 전신을 맞대고 아래위로 비비적대고 있었다.

브린하고 나는 구석에 겨우 숨쉴 공간을 좀 만들어 보려고 했다. 브린이 감자튀김을 싹쓸어 와서 우리는 그걸 와작와작 씹어 먹고 있었다. 대체 내가 거기서 뭘하고 있었지? 모르겠다. 평소에 내가 나가는 종류의 이벤트가 아니었다. 내가 놀려고 나간다고 하면 콘서트나, 클럽공연이나, 극장엘 가든가 그도 아니면 오래된 <몬티 파이손> 녹화한 것들을 누구네 집 거실에 모여 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난 맥주파티를 좋아하는 여자애가 아니란 말이지.

솔직히, 차라리 집에서 엄마하고 티비를 보는게 나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대충 얼굴을 아는 여자애들하고 걔들 남자친구들이 다가와서 이 후진 파티에서 빠져나가자고 했을때, 난 완전 찬성이었다. 브린은 멧시하고 남기로 했지만, 난 1초도 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지프차에 끼여 타게 된 거다. 같이 나온 애들 중 누구의 형이 하는 밴드가 캠든에 있는 인디 클럽에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차는 그리로 가고 있었다. 어쩌겠나. 그 때는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았는 걸. 게다가 잭이 소피아 애들스턴과 걔의 그 허리 문신을 온몸으로 느끼려고 하는 꼴을 봐줘야 하는 고역에서 빠져나오는 훌륭한 길인것 같았다.

타이어가 펑크나고, 문자 메시지가 수도 없이 오가고, 잠깐 쉰다고 수상쩍은 타이 식당에 들른 후에는 일당 중 반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남은 건 나와 얼굴이나 좀 아는 여자애 그리고 걔의 남자 친구, 그리고 내가 전혀 모르는 남자 애 두 명과 고스풍의 여자 애 하나 뿐이었다. 얼굴을 아는 이 커플은 안다고는 해도 먼저 사라진 커플보다는 잘 모르는 애들이었다. 고스풍의 여자애는 '잘난 형'으로 불리는 것 같았다. 뭐 저 별명이 그 애 한테 맞는 것일리는 없었지만, 안 그런가?

이 때 쯤에 그렇게 파티장을 나온게 좋은 결정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같이 있는 애들 중 제대로 아는 애가 하나도 없었다. 인디클럽에서 하는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도 집어치운 것 같았고 이젠 그냥 '잘난 형'(?)의 레인지 로버를 타고 '피떡 에디'(이 별명도 별로 상황을 나아지게 해줄거라는 기대는 심어주지 못하는 거였다)라고 부르는 사람을 찾아 런던 시내를 빙빙 돌고 있었다. 나는 뒷 좌석에서 남자애 둘 사이에 완전히 옴짝달싹 못하게 끼어 앉아 있었고, 내가 얼굴을 대강 아는 애 둘은 여자애가 남자애 무릎위에 올라앉아 조수석에 같이 타고 있었다. 그리고 '잘난형'(?) 은 미친 사람처럼 차를 몰아대고 있었다.

"야, 나 너 아는 거 같애," 옆에 있던 남자 애가 나한테 말했다.

"그럴 리 없을걸." 난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고 앉아 가능한한 적은 공간을 차지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물론 '우연을 가장한 고의의' 스킨십에 변명의 여지가 없도록 맨살이 보이는 걸 최소화하려는 것이기도 했다.

"맞아, 너 걔야!"

"음... 좀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니?"

"맞아, 호모하고 노는 여자애([1])."

내 입이 떡 벌어졌다. "뭐?!?" 사람들이 내 뒤에서 나를 "호모하고 노는 여자애"라고 부르는 건 알고 있었던 일이다. 때로는 면전에 대고 얘기하기도 한다. 이런 일은 절대로 우리 부모님한테 얘기하지 않을거다. 괜히 죄책감만 느끼실테고, 게다가 이런 건 내가 처리할 수 있다. 내가 당황한 건 그냥 이 때 이런 얘기가 나올 줄 몰랐던 거다. 이런 창의성이라곤 없는 상투적인 별명을 처음 붙여 퍼뜨린 애는 릴리 베쓰게이트다. 릴리는 학교에서 내 전담인 '심술맞고 고상한 소녀' 캐릭터의 천적이다. 그런데 내 기억에 릴리가 이 머저리들 중 아는 놈이 있을 리는 없었다.

"너 짤 그렇잖아, 너 변태 아빠 두 명 있잖아, 맞지?"

"니네 아빠들 변태야?" 잘난형(?)이 리어뷰 미러로 날 쳐다보면서 말했다.

"변태란 말 그만 해!" 내가 소리쳤다.

"그래, 좋아. 니네 아빠 게이잖아, 그럼." 그 처음 말했던 남자애가 말했다. '게이'라는 말을 질질 끌며 비웃듯이 강조했다.

나는 품위를 좀 찾으려고 노력했다. "우리 아빠는 남자하고 결혼했어, 그래."

"맞아. 호-모-섹-슈-얼."

"젠장, 너한테 그게 무슨 문제야?" 내가 으르렁댔다.

이 남자애가 손을 들어올려 진정하라는 몸짓을 했다. "어어, 열내지 마. 문제랬냐 무슨."

"야, 그거 열나 섹시한거 같애," 잘난형(?)이 말했다. "너 그럼 둘이 작업하는거 본 적 있어? 누가 탑이야?"

"기가 막혀," 내가 중얼거렸다. "그 사람들은 우리 부모님이라구! 입 다물어!"

"내 차에서 나보고 입 다물라고 하지마, 이 챠브([2])족이!"

"난 챠브족 아냐!" 세상에, 내가 챠브족 같아 보이는가? 이런 얘긴 바로 문제제기가 돼야 한다, 즉시 말이다. 난 오늘 밤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그걸로 챠브족이 되는건가? "우리 아빠를 변태라고 부른건 누군데!"

"넌 근데 왜 여기 껴있는 건데? 이 미친년 왜 여기 있는거야?" 잘난형(?)이 내가 얼굴만 아는 남자애한테 말했다.

"나도 몰라," 그 남자 애가 말했다.

난 한숨을 쉬었다. 이 때 쯤엔 내가 어쩌다 자청해서 이 상황에 들어왔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다음 지하철 역에서 내려줘. 집에 가야겠어."

"오, 우리 꼬마 숙녀는 남자 좋아하는 아빠들이 침대 맡에서 잠드는 거 봐주게 할라면 통금 전에 들어가야 하는거냐?" 내가 모르는 애 중 다른 쪽이 바보같은 애기 목소리를 내가며 말했다.

"꼬마 숙녀가 이 머저리같은 놈들한테서 빠져나가고 싶댄다," 내가 말했다. 뭐 그렇게 내뱉으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다.

잘난형(?)이 브레이크를 확 밝았다. "그럼 여기서 당장 꺼지면 되잖아."

난 약간 당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여기 어딘지 전혀 모르는데."

문쪽에 있던 남자애는 이미 차에서 내렸고 다른 쪽의 남자애가 안쪽에서 나를 밀어냈다. 나는 뭐 어떻게 해 볼 겨를도 없이 그냥 차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내렸던 남자애는 다시 차에 탔다. "알아서 해봐, 호모하고 노는 년아," 잘난형(?)이 소리치고 차는 사라졌다.

난 주변을 돌아봤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나는 분위기가 수상한 동네에 있었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었다. 대부분 주택가인 것 같았지만 친근한 분위기라기 보다는, 지갑을 털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택시 타기엔 갖고 있는 돈이 부족했고 근처에 지하철역이 어디 있을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혼자 해결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얘길했다. 난 겁쟁이가 아니다. 우리 엄마는 직업으로 범죄자들을 추적하고, 아빠는 강철같은 신경을 가진 전쟁 영웅이고, 또 다른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교활한 범죄자들을 겁에 질려 도망가게 하는 사람이다. 난 이런 사람들 딸이란 말이다. 전혀 모르는 동네에서 길 잃은 것쯤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

나는 가방을 가슴팍에 품고 그 위를 자켓으로 덮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큰길인 것 같아 보이는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길에 나와보니까 그렇게 큰 길도 아니었다. 난 또 다른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난 더 길을 잃었다. 주변 동네의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어쩌면 난 생각했던 것만큼 용감한 애는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무서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다간 길 바닥에서 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집에 전화를 걸지 않고 혼자 여길 빠져나갈 확률은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난 어느 집 문가의 그늘에 들어갔다.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기를 바란 거였다. 휴대폰을 꺼냈다. 누구한테 전화할 지 결정하는 건 쉬웠다. 가장 빨리 날 집에 데려가면서도 이 사태를 가지고 나한테 한탄을 가장 덜 쏟아놓을 사람이 누군가만 생각하면 됐다. 난 셜록의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가 깨어있고 아직 아빠하고 같이 침대에 들어가 있지 않길 바라면서. 운이 나를 따라줬다.

"지니, 무슨 문제가 있는거니," 인사 대신 그가 이렇게 말했다.

"에?" 어리둥절해져서 내가 말했다.

"넌 파티에 있는 걸로 되어 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지 않으면 집에 전화 할 리가 없지."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좀 긴장이 풀렸다. 내가 다음에 말을 꺼냈을 때는 울음기가 섞여 나왔다. "셜록, 도와줘요. 길을 잃었어요. 어떤 애들하고 같이 있었는데, 얘들이 완전 못된 애들이라 런던 동쪽 어떤 동네에 나를 떨구고 갔어요. 어디에 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무서워요."

전화를 통해 크게 쿵하는 소리와 발자욱 소리가 들렸다. 셜록이 갑자기 너무 빨리 일어나서 의자가 뒤로 넘어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있는 곳에서 거리 이름이 쓰여있는 표지판 보이는 게 있니?"

난 고갤 내밀어 둘러 보았다. "네, 저 쪽... 구석에요. 포틀릿하고 메싱햄?"

"베쓰날 그린에서 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됐다, 관두자. 나중에 얘기하자. 지금 바로 데리러 간다, 알겠니?"

"알았어요," 내가 말했다.

"잘 들어. 글로브가에 이를 때까지 메싱햄을 따라 걸어 내려가. 거기서 우회전하고 나면 한 블럭 아래에 카페가 있어. 24시간 여는 곳이지. 주인을 알아. 친근해 보이는 남자는 아니지만 네가 내 딸이라고 얘기하면 잘 보살펴 줄거다. 지금 택시에 타고 있으니까 곧 거기 도착할거야."

"알았어요."

"무슨 안좋은 일이 생길 확률은 낮아. 그렇게 질 나쁜 지역은 아니야."

"셜록, 잠깐만요, 아빠는.."

"존은 자고 있어. 그 사람한테 무슨 얘길 할지는 나중에 논하지."

"알았어요," 운명에 순응하기로 마음 먹고 내가 말했다. "잠깐만요, 셜록, 이 동네 그 칼잡이 잭이 매춘부 여러명 죽인 동네 아녜요?"

"그건 거기서 약간 서쪽이지, 하지만 크게 보면 그래. 네가 칼잡이 잭의 다음 희생자가 되진 않을거라고 안심시킬 필요는 없겠지, 그렇지?" 그의 목소리에 약간 베어있는 웃음을 느끼고 나는 미소지었다.

"아녜요, 그럴 필요 없어요."

"걷고 있니?"

"네. 메싱햄을 따라서요. 글로브가에 거의 다 왔어요."

"잘 됐다. 나도 가고 있어."

"알았어요." 난 이미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글로브가에서는 불빛들이 보였다. 난 전화를 끊고 남은 길을 달려갔다. 셜록이 말한 바로 그 지점에 카페가 있었다.

가게에 들어갔다. 가게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버려진 것 같았다. 주인은 약간 안젤로를 연상시키는 건장하고 수염을 기른 남자였다. 안젤로가 오토바이 갱단에 가입할 준비를 하고 나면 이런 모습일 것 같았다. "이런, 아가씨가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고 있는걸," 큰 목소리로 투덜거리듯 나한테 말했다. 마치 내가 가게를 털려고 들어오기라도 한 것 처럼 나를 경계하면서 노려봤다.

"저기...아저씨한테 제가 셜록 홈즈의 딸이라고 얘기하랬어요."

남자의 얼굴 전체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뭐라구! 홈즈씨 말야? 네가 그럼 홈즈 아가씨란 말이냐?"

홈즈 아가씨,는 아니었지만 잠깐 이름을 빌리는게 좋을 것 같았다. "네, 맞아요."

"길을 잃었니, 꼬마 아가씨?"

"네, 좀 그래요, 셔...... 아, 우리 아빠가 자기가 올 때까지 아저씨가 저 봐줄 수 있을거라고 했어요."

"아, 물론이지 기꺼이. 커피 좀 마시겠니?"

"네, 고마워요. 우유하고 설탕 넣어주세요."

"바로 가져다주마." 나는 카운터에 앉았고 남자가 커피를 가져왔다.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그러니까..." 그가 말했다. "언제 홈즈씨가 딸을 얻었지? 아빠를 별로 안닮았는데, 그렇지?"

"뭐, 새아빠에요 사실. 우리 아빠하고 결혼했거든요."

"네 아빠?" 남자(아직도 이름은 모르고 있었다)가 나를 쳐다봤다. "그 항상 같이 다니던 의사 양반은 아니겠지?"

"닥터 존 왓슨요, 맞아요. 그 사람이 우리 아빠에요."

"그렇구나, 그러고보니 그 사람을 꽤 닮았구나. 잘 됐군. 두 사람 사이가 뭔가 수상쩍다고 항상 생각하긴 했었지." 그가 웃었다. "너희 아빠를 게이라고 생각은 못했었는데 말이지. 홈즈씨는 뭐 놀랐다곤 못하겠다만."

내가 앉은 자리에서 몸을 약간 뒤틀었다. 오늘이 무슨 국가 제정 우리 아빠와 셜록에게 게이인 것에 대해 코멘트 하는 날인데 나만 이메일을 못 받은 건가? "셜록은 어떻게 알아요?" 내가 물었다. 화제를 바꾸고 싶었다.

"이여, 그건, 벌써 수 년 전이지. 종업원 하나가 여기 가게에서 독살당했었어. 경찰들은 내가 했다고 생각했지만 셜록하고 너희 아빠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지. 큰 빚 졌다고 생각해. 딸을 돌봐주는 것 정도는 당연한 정도로 말이지, 그럼 그럼," 나한테 윙크를 하며 말했다.

그래서 난 앉아서 커피를 네 잔을 마시면서 (이것 때문에 이렇게 완전히 신경이 곤두서 있는거다) 주인(드디어 이름이 피터라는 얘길 본인에게서 들었다)과 그에게 일어난 카페 사건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셜록이 약 20분 뒤에 나타났다. 나는 셜록이 들어오자 마자 벌떡 일어나서 달려가 그를 안았다. 그냥 얼굴을 본 것 만으로도 너무 기뻤다. 셜록도 마주 포옹해줬다. "그래, 그래," 그가 말했다. 저게 그로선 가장 달래주는 말에 가까운 거였다. 그에게선 우리집과 홍차와 아빠의 면도크림 냄새가 났다. 저녁에 아마 둘이 끌어안고 붙어있었던 거겠지. "신세 졌네, 피터," 그가 말했다.

"별 말씀을. 홈즈씨, 귀여운 따님을 뒀군요."

"귀여울 때도 있지," 셜록이 나를 서둘러 데리고 나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태우면서 중얼거렸다. 난 뒷 좌석에 타고 나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 셜록이 따라서 차에 탔고 나는 붙어 있고 싶어서 좀 다가가 앉았다. "그럼," 엄한 목소리로 셜록이 말했다. "처음부터 얘기를 해보겠니?"

난 그에게 전부 얘기했다. "호모하고 노는 여자애" 부분만 빼고. 그냥 말다툼을 하고 나서 애들이 나를 차에서 쫓아냈다고만 했다. 충분히 사실에 가까운 얘기였다. "제가 멍청했어요. 파티에서 나오는게 아니었어요."

"확실히 그렇군."

"따지자면 전 통금시간 어긴 거 아니에요! 아직 삼십분 남았다구요."

"통금은 네가 약속한 장소에 있다는 걸 전제하는 거지. 네가 다른 장소로 이동한 것이 통금이란 계약을 무효화한다고 생각되는데." 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솔직히, 지니, 네가 이 보다는 사리 분별이 있을 줄 알았다."

"그 파티가 정말 바보같이 지겨웠다구요. 나와야 했..그냥 거기 더 있을 수가 없었어요."

"지겨웠다는 건 의심하지 않아. 하지만 그것이 네가 거길 나온 이유는 아니지."

내가 한숨을 쉬었다. "아. 아니에요?"

"아니야. 잭 랭카스터가 다른 애하고 같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거지."

젠장할 셜록.

난 그냥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 "왜 그렇게 사람들은 못됐어요, 셜록?"

그가 피곤하게 들리는 한숨을 쉬었다. 이 질문이 오랫동안 그를 괴롭혀온 수수께끼인 것처럼. "얘야, 그건 아주 오래된 질문이야.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것 같아. 각지의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을 보면 말이지."

"물론 셜록하고 저만 빼고요."

"아, 못된 인간 세계 명부에서 나를 제외하는 것에 있어 예외가 되려고 할 사람들은 수도 없이 생각해낼 수 있어."

"범죄자 같은 사람들요?"

"물론이지."

"택시 운전사도?"

"아마도."

"음...형사들도?"

"많이들 그렇겠지."

"전직 군의관들도?"

그가 흐흥하고 웃었다. "그 경우가 가장 확실해."

우린 내 통금시간 직전에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셜록이 나를 붙잡았다. "지니. 오늘 네가 벌인 이 소동에 대해선 네 부모님에게 판단을 맡겨야겠어."

"봐줘요, 셜록. 저 이미 벌 받을만큼 받았다구요."

"너는 오늘 경험으로 다음에 다시 이 같은 소동을 벌일 만한 상황이 되면 숙고를 할 것이고 어떤 처벌이든간에 너의 그런 행동 변화가 결국 이루고자 하는 목적인 것이니까 처벌은 사실 불필요하고 과한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기는 하군."

"그래요! 그렇다니까요!"

그가 한쪽 눈썹만 들어올리고 날 바라봤다. "생각해보겠어."

내가 어깨를 늘어뜨렸다. "알았어요."

"침대에 들어가라 그럼. 샤워 먼저 하는게 좋겠구나. 양조장 냄새가 난다."

바로 그 때, 난 내 이상한 새아빠에 대한 애정이 솟아올라 주체를 할 수가 없었다. 팔을 그의 목에 두르고 뺨에 키스를 했다. 난 키 쪽은 아빠를 닮은 데다 셜록은 말도 안되게 키가 컸기 때문에 팔을 한참 뻗어야 했다. "고마워요, 셜록. 구하러 와줘서요."

그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헛기침을 했다.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반가운 일은 아니야. 지독하게 성가신 일이었어."

내가 빙긋 웃었다. 그는 날 속이진 못했다. "뭐, 암튼 고마웠어요. 아침에 봐요."

"외출금지령이 떨어질지 아닐지 모르는 시각에 말이지."

"운에 맡길래요." 나는 몸을 돌려 219 문 쪽으로 가고 그는 221로 갔다. 엄마는 티비 앞에서 잠들어 있었고 나한테 인사만 겨우 할 수 있을 정도로 잠깐 깼을 뿐이라 내 엉망인 몰골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맥주 냄새가 나는거야 놀랄 일은 아니었을 테니까. 엄마는 잘자라는 인사를 하고는, 침대로 어기적 걸어갔다. 그래서 난 이제 피터의 커피로 인한 이 흥분상태가 가라앉기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거다. 내 흥분된 영혼이 자기 두개골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대체 커피에 뭘 탄 거지, 제트기 연료?



저자 노트: "fag hag"이란 말이 영국에서 보통 쓰이는지 확신이 안섰었는데요. 찾아보다가 인디펜던트지의 영국인들이 쓴 글에서 많이 쓰이는 걸 발견했어요. 그래서 사용해도 괜찮겠다 했지요. 그리고 런던 지역에 대한 인용은 전부 구글맵을 통한 거에요. 그러니 글로브가가 제가 묘사한 것 같은지는 의심스럽고요,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주변 묘사를 제가 마음대로 한 점 양해 구합니다.

역자 노트: 읽는 분이 계시는가 싶어요. 읽는 분들이 계시다는 걸 알려주세요, 덧글달기라는 훌륭한 기능이 이 블로그에도 구현되어 있어요. 미리 원저자의 노트를 인용하자면, "덧글은 보송보송한 아기 고양이이고 마틴의 미소이고 베네딕트의 목소리"라고 합니다. 4회와 함께 부분 베타 해주신 타츠미님 고마워요.

역자 주:
[1] 'fag hag'을 칭하는 한국말이 따로 없어서 풀어 썼습니다.
[2] Chav는 특유의 복장(후드티에 야구모자, 특정 디자이너 브랜드들, 가짜 명품 등)과 하층문화를 공유하는 젊은이 집단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http://encyclopediadramatica.ch/Chav , http://www.fat-pie.com/chavs.ht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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